If I Die Tomorrow
Beenzino
[24:26, 2012]
오늘 밤이 만약 내게 주어진
돛대와 같다면 what should i do with this?
mmmm maybe
지나온 나날들을 시원하게 훑겠지
스물여섯 컷의 흑백 film
내 머릿속의 스케치
원하든 말든 메모리들이
비 오듯 쏟아지겠지
엄마의 피에 젖어 태어나고 내가 처음 배웠던 언어
부터 낯선 나라 위에 떨어져 별다른 노력 없이 배웠던 영어
나의 아버지에 대한 혐오와 나의 새 아버지에 대한 나의 존경
갑자기 떠오른 표현, life's like 오렌지색의 터널
If I die tomorrow
If I die die die
고개를 45도 기울여
담배 연기와 함께 품은 기억력
추억을 소리처럼 키우면
눈을 감아도 보오이는 theater
시간은 유연하게 휘어져
과거로 스프링처럼 이어져
아주 작고 작았던 미니어처
시절을 떠올리는 건 껌처럼 쉬워져
빨주노초 물감을 덜어, 하얀색 종이 위를 총처럼 겨눴던
어린 화가의 경력은 뜬금없게도 힙합에 눈이 멀어
멈춰버렸지만 전혀 두렵지 않았어 cuz I didn't give a fuck
about 남의 시선, cuz life is like, 나 홀로 걸어가는 터널
If I die tomorrow
If I die die die
내게도 마지막 호흡이 주어지겠지
마라톤이 끝나면 끈이 끊어지듯이
당연시 여겼던 아침 아홉 시의 해와
음악에 몰두하던 밤들로부터 fade out
말보로와 함께 탄, 내 20대의 생활,
내 생에 마지막 여자와의 애정의 행각
책상 위에 놓인 1800원 짜리 펜과
내가 세상에 내놓은 내 노래가 가진 색깔
까지 모두 다 다시는 못 볼 것 같아
삶이란 게 좀 지겹긴 해도 좋은 건가 봐
엄마, don't worry bout me ma
엄마 입장에서 아들의 죽음은 도둑 같겠지만
I'll be always in your heart, 영원히
I'll be always in your heart, 할머니
you don't have to miss me, 난 이 노래 안에 있으니까
나의 목소리를 잊지마
If die tomorrow
무슨 계기로 듣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 노래,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Beenzino의 If I Die Tomorrow 입니다. 대학 신입생 시절 거리를 돌아다니면 이 노래가 울려 퍼졌지만, 그땐 구미가 당기지 않았는데 요즘 이 노래를 다시 찾게 되네요.
빈지노는 이 곡의 가사를 20대 초반에 작사했다고 해요. 가사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 멜로디와 딱 맞는 조화를 이루면서 우리가 상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는 Life is like 오렌지색의 터널 인데, 정말로 터널 안을 통과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2절 역시 라임을 맞추면서 코러스를 들어갈 때는 몽환적인 느낌마저 받습니다. 기가 막힌 띵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