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특히 2022년 인생 회고
개발을 시작하고부터 '연말에는 회고를 작성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항상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중간중간 눈팅으로만 보던 GitHub 저장소 개발자 회고 모음을 바탕으로 나도 한번 올해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이번 포스트는 개발 위주의 회고라기보다는 개발 직군을 목표로 준비했던 나의 인생 회고 내용을 주로 이룬다.
길고 길었던 가방끈이 어쩌다 보니
호기롭게 첫 직장에서 퇴사하고 나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퇴직 사유로 가장 큰 이유였던 편입학을 시작으로 평소 해보고 싶었던 바리스타를 꿈꾸며 시도한 카페 알바 지원은 코로나로 인해 경력직만 뽑아서 번번이 탈락했다. 이외에도 제2의 인생 서막을 기대하며 (개발 외 다른 분야로) 이것저것 시도해 보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점점 수입은 멈추고 지출은 줄줄 새던 도중 우연히 좋은 기회로 중학생 진학을 앞둔 초등학생 파이썬 수업 문의를 받고 개발 내용을 남에게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되었다. 정확한 시점은 기억나지 않으나 비슷한 시기에 은행 행원으로 재직 중인 형님에게 C 언어를, 헬스 트레이너로부터 카페24 쇼핑몰 호스팅 구축 및 퍼블리싱 문의도 추가로 받았다. 별다른 선택지가 없던 나는 일단 모두 OK 하고 시작했지만, 돌이켜보면 이때부터 개발에 대한 흥미를 다시 가지게 되면서도 먼 미래에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개발 지식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처음 개발에 입문했을 때 막막하던 내 시절이 자꾸만 오버랩(overlap)되었다. 그래서 최대한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내용은 알차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나중에 내가 가르친 사람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면서 보람을 느끼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개발을 하면서 겪었던 번아웃(burn out)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어쩌다 보니 나는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학교 수업을 받음과 동시에 개발과 관련된 내용을 가르치는 강사의 삶이 되었다. 초등학생에게 코딩을 알려주기 위해 블록 코딩도 끄적여보고, C 언어를 가르치면서 옛날(?) 생각도 나고, 쇼핑몰 구축을 진행하면서 내가 Front-end 업무를 했지만 참 퍼블리싱에는 무지했었다는 성찰도 할 수 있었다. 이 루틴을 꾸준히 하다 보니 좋은 기회가 계속해서 찾아왔다. 개발자 진로 특강을 위해 초, 중, 고등학교로 출강했고,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엘리스스쿨 마스터 튜터로서 약 1년간 활동했다. 또한, 토론토 대학생을 상대로 자료구조 수업을 오랫동안 했고, 미국 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고3에게 AP 컴퓨터과학 A(Advanced Placement Computer Science A, AP CS A) 수업을 진행하고 그 친구가 Rating 5 를 달성하는 등 많은 보람과 성취를 느낀 시간이었다.
교육 수강 전문가 되기
나는 교육 수강 전문가가 돼 버렸다. 이게 가르치는 입장의 교육 전문가가 아니라 개발자 교육을 너무 오랜 기간 들었다. 그런데 올해 또 개발자 교육을 7개월간 수강했다. 학교를 다시 다니며 게임이나 AI 직군에도 관심을 가지고 여러 시도를 해봤으나 결국은 웹 Back-end 로 가보자! 한 상태였다. 그러던 도중 본가에서 차를 타고 약 10분 거리에 N사 아카데미 웹 서비스 개발 과정을 1기로 모집하고 있었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김해지사 채용 연계도 있다고 하니 당시 나에게는 꽤 괜찮은 기회라고 생각이 되어 지원했다. 대부분 주위에서 뜯어말렸지만, 다시 학교까지 간 전적이 있기에(?) 이번을 기회로 만들자고 마음먹으며 과정을 등록하고 수강하게 되었다.
교육 과정은 3년 전 수강했던 B사 아카데미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짧은 기간도 아닐뿐더러 그 과정에서 오는 피로감은 예상대로 만만하지 않았다. 특히, 80개가 넘는 과제 수행과 프로듀스 101 같은 총 5번의 인증 시험은 나뿐만 아니라 교육생들을 지치게 했다. 교육 내용 자체는 수석 실무진으로 배치되어 많은 돈을 지불한 만큼의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가 처음으로 출범되는 기수였고, 아카데미 시스템이 아직 확립되지 않아 주먹구구식 운영이 이루어지는 느낌을 종종 받았다.
7개월 동안 정말 많은 희로애락이 담긴 해프닝들이 있었지만, 마지막 프로젝트 발표까지 잘 마쳤고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특히, 프로젝트 발표에서 채용 협력 기업이 참관했었는데, 운 좋게도 좋은 모습으로 비친 것인지 A 기업에서 채용 제안을 받게 되었다.
첫 인턴 생활, 그리고 재취업
살면서 인턴 생활을 해본 적은 없다. 알바는 이것저것 해본 적은 있으나 처음 지원한 회사에 면접을 보고 합격 후 입사할 수 있었다. 나도 일하다가 학교로 재입학하고 재취업 준비를 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보안상 인턴 과제 수행 내용을 공개할 순 없지만, 일단 당장 마음에 들었던 건 다음과 같았다.
- 밥
- 유연근무제
- 복지 제도
아무튼 채용 전형 과정 중에 한 달의 인턴 기간이 있다는 점은 취업 준비에 있어 다른 선택을 할 때 제약이 있었다. 그럼에도 A 회사 인턴을 선택한 이유가 나름 있었기에 내가 선택한 것에 책임을 지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한 달을 보냈다. 실제로 최종까지 붙었던 P 회사와 T 회사는 포기하겠다고 연락을 드렸다. 그럭저럭 인턴십도 잘 마무리하고 3번의 면접을 거친 결과, 마지막 면접까지 2배수 선발에서 웹 서비스 Back-end 개발 직군에 최종 합격할 수 있었다.
블로그의 미래
개발 공부를 시작하고 구글링(Googling)을 할 때 종종 마음에 드는 글을 찾기 어려워 시작한 코딩하는 락스타 블로그다. 내년부터는 개발 내용 위주의 포스트를 꾸준하게 작성하고자 한다. 개발 내용은 다방면으로 글을 작성하기보다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웹 Back-end 위주의 내용으로 채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